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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예 진 Yoon, Yeejin

이방인의 감정과 소망

 

인간은 사회 속에서 살아가야한다. 사회 구성원으로 타인들과 함께 살아야한다는 것은 생존의 문제이지 선택사항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때에도, 안전을 위하여 물리적으로 멀어지는 것이지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적 관계는 연결이 되어야한다. 그래야 인간은 살아남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 항상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때론 나의 욕망 때문에, 어떨 때는 타인의 욕망 때문에 피해자가 되기도 하고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서로를 보듬어도 모자라는 시간에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받는다. 이 과정에서 어떤 이는 지울 수 없는 마음 속 상처인 정신적 외상, 즉 트라우마(trauma)를 갖게 된다. 그리고 그 트라우마를 견딜 수 없어 스스로를 사회에서 소외시켜 이방인(異邦人)이 되기도 한다. 이는 자기방어의 일종일 것이다. 자신을 단단히 무장하지 못한 채로 세상에 나가게 된다면 또 상처를 입게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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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 행위로 얻어지는 심리적인 치유와 무아지경에 이르는 예술행위에 대한 작업을 하고 있다.

나의 작품은 머리가 둥글고 가느다란 시침핀으로 형상을 만들며, 이러한 작품 제작 과정들은 시침핀을 꼽은 반복행위가 나의 내면을 치유한다. 작품 제작 과정의 반복적인 예술행위를 통해서 겪게 되는 심리적인 치유와 마음의 안정감을 찾았고, 그 행위를 반복하면서 예술가로써의 의식을 직접적으로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작품이 완성 되었을 때에 오는 희열감과 성취감은 억압되어 있던 자아를 표출하는 역할을 한다. 작업의 주재료인 시침핀은 상처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이것들이 모여서 어떠한 이미지가 완성되었을 때, 살아가면서 받게 되는 상처들이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무뎌지고 성숙 되어가는 과정처럼 나 스스로의 내적인 성숙과 염원이 이루어지리라 생각한다. 내가 만드는 이미지들은 나 또는 우리가 가지고 싶은, 이루고 싶은 이상에 대한 것들이며, 내 작품을 보는 이들과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고 소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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