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자국_반복 - Recurring Light Traces》
민정See 개인전
2025. 5. 30 – 6. 24 | 갤러리 다선
도시는 인간의 삶을 조직하는 가장 물리적이며 심리적인 조건이다. 민정See는 이 조건 속에서 형성된 개인의 내면, 특히 도시가 개입하고 조율한 감정의 층위를 탐구하는 작가다. 그의 작업은 도시의 구조와 소비문화, 인공자연, 그리고 그로부터 파생된 심리적 폐허를 중심으로 전개되어왔다. 플라스틱, 비닐, 녹색 실과 같은 조형 요소들은 작가에게 있어 ‘위장된 자연’의 은유이자, ‘회복을 가장한 고립’의 장치로 기능한다.
이번 개인전 〈빛자국_반복〉은 이중적으로 작동하는 도시 환경의 맥락을 통찰력 있게 제시한다. 표면적으로는 자연을 모방하지만, 실제로는 반복되는 현대인의 삶의 조건에 대한 비판적 응시이다. 전시는 작가의 대표 영상 작업들과 더불어 최근 주력하고 있는 평면 회화 시리즈 〈빛 이후 표상〉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이 시리즈는 민정See의 작업에서 일종의 전환점이자 심화된 내면성의 발현으로 읽힌다.
〈빛 이후 표상〉은 도시의 표면적 화려함이 소멸한 뒤, 그 자리에 남겨진 감각의 잔재들을 회화적 언어로 풀어낸다. 도시의 물질성과 인공성이 삭제된 자리에는 작가의 주관적 경험과 내면적 풍경이 부유한다. 이는 플라스틱 시리즈에서 드러난 구조 비판적 시선을 이어가되, 보다 정제된 조형 언어를 통해 추상과 상징의 경계 위에서 발화된다.
민정See의 작업은 설치와 평면, 사진과 영상, 오브제와 퍼포먼스를 넘나드는 매체 실험 속에서, 항상 ‘보는 행위’와 ‘보여지는 세계’의 간극을 문제 삼는다. 그는 도시가 만들어낸 이미지들의 일회성과 휘발성을 반영하면서, 동시에 그 이미지들에 감금된 현대인의 심리적 조건을 시각화한다. 결국 그의 작업은 도시적 존재론에 대한 집요한 질문이다. 우리는 무엇을 감각하며, 무엇을 ‘자연’이라 호명하는가? 그 호명은 진실인가, 혹은 또 하나의 환영인가?
〈빛자국_반복〉은 그러한 질문에 대한 작가의 응답이자, 관객에게 가해지는 일종의 시각적 방해선이다. 작가는 도시의 언어를 재조합하며 그 안에 가려진 상실과 결핍의 지형도를 드러낸다. 그것은 상처로부터의 탈주가 아닌, 그 자체의 반복되고 심화된 인식이다.
이 전시는 플라스틱으로 감싸진 도시적 시선을 넘어, 빛 이후의 감각에 도달하려는 시도다. 민정See는 ‘보는 자’의 위치에서 멈추지 않고, ‘본다는 것’ 자체에 내재된 조건을 해체하며 동시대 시각예술의 실천적 가능성을 다시 묻는다.
"Recurring Light Traces" Solo Exhibition by Minjung See May 30 – June 24, 2025 ㅣGallery Dasun, Seoul, Korea Recurring Light Traces explores the psychological landscapes shaped by urban environments through the lens of artist Minjung See. Her practice investigates the emotional layers formed under the influence of city structures, consumerism, and artificial nature—elements that quietly organize and condition modern life. Using materials such as plastic, vinyl, and green thread, See constructs metaphors for “camouflaged nature” and “isolation disguised as healing.” These sculptural and visual elements act not as representations of nature, but as reminders of its manufactured absence. At the center of the exhibition is her new painting series, Representation After Light, which marks a significant turning point in the artist’s practice. These works suggest a world where the city’s dazzling surfaces have vanished, leaving behind only sensory remnants. Floating within these works are internalized landscapes—subjective, abstract, and symbolic—that extend the critical gaze of her earlier video and plastic-based installations. See’s interdisciplinary approach—spanning video, installation, painting, photography, and performance—interrogates the gap between seeing and being seen. Her works reflect the fleeting nature of urban imagery while simultaneously revealing the psychological entrapment within them. At its core, her work asks: What do we sense as nature? And is that sensation real—or just another illusion? Recurring Light Traces is both a response to this question and a visual interference imposed upon the viewer. Rather than escaping from wounds, it confronts the repetition and deepening of their presence—offering a haunting map of urban absence and loss. This exhibition invites viewers to move beyond the glossy surface of the urban gaze and enter a space of perception “after light,” where seeing itself is reconsidered and unbuil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