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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다 래    Darae Sophie Jeon

나의 예술적 사명은 사람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것이다. 그림은 내가 선택한 표현의 방법이자 세상과 소통하는 시각적 언어다. 그림을 통해 단순한 미적 아름다움을 넘어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따뜻한 희망을 전달하고 싶다.

누군가의 세계를 담은 음악(music)은 나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 나는 재즈, 탱고, 클래식, 크로스오버, 뮤지컬, 월드뮤직, 국악 등 가리지 않고 여러 장르의 음악을 즐겨 듣는데, 그날의 온도, 기분, 오감을 스치는 감각을 따라 음악을 선택한다. 흘러가는 리듬을 따라 즐기다 보면 어느 순간 음악 속에 흠뻑 빠져든다. 여러 음색이 각자의 개성을 뽐내며 귓가를 울린다. 다양한 화음들이 내 마음속 나만의 그림을 채워간다. 곡의 절정에서 움직일 수 없는 전율을 느끼면, 이러한 감정과 감각을 놓치지 않고 캔버스 위에 옮기며 작업을 시작한다.

 

음악이 소리로 표현하는 예술이라면, 회화는 색(colour)으로 표현하는 예술이다. 색의 선택은 내가 회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감정과 생명력을 지닌 색에는 온도가 있고 무게가 있으며, 또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지고 있다. 기초를 이루는 색들이 쌓여 새로운 색을 만들어내고, 대조적일 것 같은 색들이 한데 어우러져 캔버스 이곳저곳에 쌓인다. 색의 아슬아슬한 경계와 미묘한 관계 속에 나의 감정을 녹여낸다. 음악의 화음처럼 여러 색의 절묘한 조화를 통해 다채롭고 황홀한 색의 향연이 펼쳐진다. 색은 서로 얽히고설켜 다양한 구도를 만들어 냄과 동시에 하나의 멜로디가 형성되며, 이를 통해 또 다른 아름다움을 탄생시킨다.

나의 작업에는 흩날리는 선(fluttering line), 둥근 선(round line), 낙서하는 듯한 제스처(graffiti-like gesture) 등이 자주 등장한다. 마치 악보 속 적정한 부분에 음표를 그려 넣듯, 지휘를 하듯, 화면 속 적절하다 생각되는 부분을 긁고, 긋는 선으로 채운다. 이러한 선(line)은 색과 어우러져 균형과 리듬을 만들어낸다. 선은 화면 속에서 조화와 균형이 어우러지는 공간을 찾는 하나의 과정이자, 그림 안에서 최상의 리듬을 찾기 위한 도구이다. 이는 더 나 아가 시간과 공간에 걸쳐 채워지는 나의 감정이기도 하다.

 

나는 작업을 하며 아크릴, 오일 파스텔, 과슈, 공예물감, 젤스톤 등 다양한 재료(material)를 쓴다. 같은 색일지라도 재료마다 보여주는 색감, 질감, 무게감이 너무나도 다양하다. 또한 재료가 주는 다채로움의 매력은 화면 속 공간을 더욱더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이러한 재료들의 조화와 섞임은 마치 오케스트라를 구성하는 악기와도 같다. 각기 다른 소리의 악기들이 모여 하나의 곡을 완성하듯, 다양한 성격(개성)의 재료들이 하나의 그림을 완성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추상 작품은 우리에게 이해하기 어려운 예술로 비치곤 한다. 사람들은 작품을 마주할 때,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해 정답을 찾으려 하고 작가의 의도를 파악해야만 할 것 같은 의무감에 사로잡히는 것 같다. 하지만 ‘추상화’는 어려운 것이 아니라, 그저 작품을 보고 감상자가 느끼는 그 자체라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작품을 보고 느껴지는 편안함, 격정, 즐거움, 차가움, 열정 등 각각의 감정들 자체가 감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한 점들이 내가 추상 작업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는 색과 선이라는 단순한 시각 언어를 통해 감상자에게 밝은 에너지를 선사하고 희망을 전달하고 싶다. 감상자가 작품을 마주하는 시간만큼은 삶의 긴장에서 벗어나 편안했으면 좋겠다. 마치 봄날의 따스한 햇살이 긴 겨울 얼음을 녹여내듯, 나의 작품이 지친 당신의 마음을 살며시 녹여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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