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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에스더  Wang, Esther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를 가져봤을 것이다.

정형화되고 억압된 일상에 찌들어 있을 때면 각자 주어진 책임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순수한 행복만을 추구했던 그때가 그리워지곤 한다.

성인이 된 후의 현실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두려움, 그리고 그 내면에 어린 시절부터 간직해온 순수한 마음, 이러한 두 상반되는 내적 자아의 양면성을 동시에 나타내었다.

작품 속 공간은 꿈속의 세계를 모티브로, 어른이 된 이후로 어릴 적 자유롭게 뛰어 놀던 그 시절의 기억을 재구성하였으며, 꿈속이라는 가상세계에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민화적 요소를 넣었다. 어릴 적 모든 어린이가 그렇듯 장난감을 쌓아가며 어지럽히며 노는 무질서, 그렇지만 놀이에서 오는 편안함에 영감을 얻어 역동적으로 뭉쳐있는 장난감 캐릭터들을 가장 편안한 가구인 의자, 소파, 침대와 함께 표현하였다. 이러한 무질서에서 오는 편안함을 성인이 되어버린 모든 사람들이 친근한 캐릭터와 다양한 색채의 작품 속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동화 같은 모습을 한 인물들이 각 작품에서 서로 즐기는 듯한 모습은, 언뜻 보기엔 즐거워 보이지만 서로의 눈을 볼 수 없어 감정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불안감과 자기방어를 나타내기도 한다. 서로의 속마음을 가린 채 자신을 숨긴 이 인물들은, 모든 작품의 주인공 이자 주체로서 나타난다.

현대인의 일상에서의 무의식 속을 꿈을 꾸는 듯, 몽환적인 배경을 통해 잠재된 자아와 본인도 알 수 없는 자유로운 무의식의 세계를 나타내고자 한다. '획일화된 다양성'이라는 문장은 아주 역설적이지만, 우리들의 내면에는 그 역설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

어린 시절의 풍부한 상상력과 끝을 모르는 잠재력은 다가오는 현실 앞에 하나씩 모습을 감추었으며, 무의식 속으로 숨어버린 그 시절의 감성은 바쁜 일상 앞에서 퇴색되어 버렸다.

누구에게나 있었지만, 잊혀 졌거나 잃어버리게 된 혹은 보지 못하거나 닫혀져 버린 어떤 것에 대해 새로이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THE VIEW> 와 <LAPUTA>시리즈는 이전시리즈와 연결이 되는 시리즈 이다.

작품 안에서 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Among the sleep>시리즈 처럼 순수한마음을 간직하면서도 팬데믹으로 인해 평범한 일상마저 멀어진 삶을 받아드리고 그 안에서 소소한 행복과 안정감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이전의 당연했던 일상은 머나먼 추억처럼 느껴지며 그때가 그리워 질 때마다 작업실의 작은 창 속 하늘은 숨이 트이게 해주었다. 그렇게 시작된 <THE VIEW> 와 <LAPUTA>시리즈는 자연이라는 소재의 공통점이 있다. 매일같이 바라본 하늘은 다양한 형태로 한 순간도 같은 모습을 가지고 있지 않고, 고정된 모습이 없는 것은 무의식의 꿈과 같다고 생각이 되었다. 이렇듯 신비롭고 아름다운 자연은 자유분방하고 무질서하지만 마음에 편안함을 준다.

시시각각 변화하고 사라지는 계절과 자연은 우리가 살아가는 삶과 같고 이러한 것들을 오래 간직하며 소유하고 싶은 마음이 작품을 통해 나타난다.

 

작업을 하는 방식은 간단하지만 섬세함이 필요로 한다. 장지에 물감으로 붓 자국을 겹겹이 여러 번 쌓아 올리며 바느질 하듯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해 구름과 풍경의 형태를 만들어내고 작은 패널에 자연을 만들어 낸다.

우리의 삶과 자연은 떼려야 뗄 수 없고, 결국 우리는 자연으로부터 치유 받으며 상생관계로서 살아간다. 작가는 만들어진 작품 속 작은 세계의 자연을 펼쳐 보여주며, 다양한 풍경의 형태를 그림을 보는 모든 이들의 마음까지 정화시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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